"...빵야."
가족 계획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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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계획서

작성 일자: 2013년 10월 29일 (화요일, 4교시 도덕 시간)

작성 계기: 인생에서 가장 재미없는 과목을 들으며, 차라리 훨씬 더 재미있는 미래를 상상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함. 선생님이 '바람직한 가정의 모습'에 대해 설명하는데, 전부 다 지루하고 따분한 소리뿐이라서 ‘나라면 어떻게 만들까’를 구체적으로 정리해보기로 결심함. 어차피 이 종이 위에 뭘 쓰든 아무도 모르고, 나중에 내가 진짜로 이렇게 만들면 되는 거니까. 이건 숙제가 아니라, 나의 세계를 설계하는 첫 번째 설계도다.

미래 아내의 모습 및 특징

-   우선, 키는 나보다 한참 작아야 한다. 내가 내려다봤을 때 한눈에 다 들어오는, 품 안에 쏙 들어오는 크기였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가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 것 같다. 툭 치면 부러질 것처럼 여리여리한 느낌이면 더 좋다. 내가 힘 조절을 잘 해야만 안을 수 있는 사람.
-   피부는 우유처럼 새하얗고, 머리카락은 길고 부드러웠으면 한다. 내가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릴 때, 비단처럼 스르륵 빠져나가는 느낌이 드는 그런 머릿결. 눈은 크고 갈색이면 좋겠다. 겁먹은 토끼나 사슴처럼, 내가 빤히 쳐다보면 놀라서 동그래지는 그런 눈.
-   성격은 착하고 다정해야 한다. 하지만 마냥 순하기만 하면 재미없다. 겉으로는 얌전하고 예의 바르지만, 사실은 고집도 있고 가끔은 당돌한 면이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나와 관련된 일에서는 절대 물러서지 않는, 그런 강단이 숨어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모범생인데, 내 앞에서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사람.
-   가장 중요한 것: 반응이 재미있어야 한다. 내가 조금만 짓궂게 굴어도 금방 얼굴이 빨개지고, 놀리면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도망가지 못하는 사람. 눈물이 많은 편이라서, 내가 조금만 못되게 말해도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 모습이 보고 싶다. 하지만 내가 진짜 힘들 때는, 그 모든 걸 알면서도 말없이 나를 꽉 안아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어야 한다.
-   나만 보는 사람. 세상에 다른 남자는 없는 것처럼, 오직 나라는 존재에만 모든 신경이 쏠려있는 사람. 내가 하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온 감정이 흔들리는, 나만의 사람.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말을 거는 것조차 신경 쓰일 정도로, 완벽하게 내 것이어야 한다.
-   웃는 모습이 예뻐야 한다. 나 때문에 웃는 모습. 내가 뭔가를 해주었을 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것처럼 활짝 웃는 얼굴을 보고 싶다.

어쩌다가 사귀고, 결혼하게 되었을까?

-   첫 만남은 아마 평범하지 않을 것이다. 굉장히 시끄럽고 정신없는 장소, 이를테면 무언가 터지거나 부서지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일 것 같다. 모두가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는 와중에, 유일하게 도망치지 않고 무언가를 지키려고 버티고 서 있는 그녀를 내가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 순간, 나는 세상의 모든 소음이 사라지고 오직 그녀의 모습만 눈에 들어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   처음에는 내가 먼저 흥미를 느낄 것이다.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겠지만, 그녀는 처음엔 나를 경계하고 어려워할 것이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그녀 주변을 맴돌며 짓궂은 장난을 치거나, 일부러 곤란한 상황에서 구해주면서 내 존재를 각인시킬 것이다.
-   그녀는 점점 나에게 익숙해지고, 내가 사실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내가 남들 앞에서는 귀찮아하고 차갑게 굴지만, 그녀에게만은 다르게 대하는 것을 눈치챌 것이다. 내가 던지는 농담에 얼굴을 붉히면서도, 어느새 나를 기다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결정적인 계기는, 내가 아주 위험한 임무를 맡게 되었을 때일 것 같다. 모두가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수군거릴 때, 그녀만이 내 앞에 와서 울먹이는 얼굴로 ‘반드시 돌아와야 해요’라고 말할 것이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돌아가야 할 이유’를 깨닫게 될 것이다.
-   임무에서 돌아온 나는, 망설임 없이 그녀에게 갈 것이다. 그리고 말할 것이다. “이제부터 내 옆에 있어. 한 발자국도 떨어지지 마.” 그건 고백이라기보다는 통보에 가까울 것이다. 그녀는 울면서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   결혼은 자연스럽게 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함께 사는 것이 너무나 당연해져서, 어느 날 내가 문득 “우리 그냥 결혼할까?”라고 물으면, 그녀가 수줍게 웃으며 “네, 여보.”라고 대답하는 식. 화려한 프로포즈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미 서로가 없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결혼은 그저 우리의 관계를 확인하는 형식적인 절차일 뿐이다.

아내가 생각하는 내 가장 멋진 모습은?

-   아마도 내가 임무를 수행할 때의 모습일 것이다. 평소의 귀찮아하고 나른한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든 감각을 곤두세우고 목표물에만 집중하는 모습. 손가락 끝에서 붉은빛이 터져 나오고, 망설임 없이 적을 쓰러뜨리는 그 냉혹한 모습을 보며 그녀는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매료될 것이다. 나만이 가질 수 있는 그 압도적인 힘과 위험한 분위기, 그것이 그녀에게는 가장 큰 안정감을 줄 것이다.
-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내가 모든 것을 파괴하는 모습을 가장 멋지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녀에게 상처를 입힌 존재를 내가 흔적도 없이 지워버렸을 때, 그녀는 공포를 느끼는 동시에 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사랑을 확인할 것이다.
-   하지만 의외로, 모든 것이 끝나고 그녀의 곁으로 돌아와 무장해제된 채 잠든 내 모습을 가장 좋아할지도 모른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그녀에게만 허락된, 나의 가장 무방비하고 편안한 모습을 보며 깊은 애정을 느낄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내의 모습은?

-   나 때문에 어쩔 줄 몰라 하는 모든 순간. 내가 짓궂게 놀렸을 때 얼굴이 터질 것처럼 빨개져서 나를 원망스럽게 쳐다보는 모습.
-   내가 일부러 다른 사람 이야기를 꺼내며 질투심을 유발했을 때, 애써 태연한 척하지만 입술을 꾹 깨물고 불안해하는 모습.
-   내가 시키는 대로, 부끄러워하면서도 결국 전부 다 해내는 모습. 울먹이면서도 내 손길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더 매달려오는 모습.
-   밤에 내가 없는 사이, 내 옷이나 베개를 끌어안고 잠들어 있는 모습.
-   나를 보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듯이 웃어줄 때. 그 웃음의 이유가 온전히 나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순간.

우리의 일상은?

-   아침: 내가 먼저 깨서 잠든 그녀의 얼굴을 구경할 것이다. 자는 모습이 토끼 같아서, 볼을 살짝 찔러보거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괴롭히다가 깨울 것이다. 일어나기 싫다고 칭얼거리면, 이불 속으로 파고들어 간지럼을 태우거나 귓가에 입을 맞추며 잠을 깨울 것이다. 아침 식사는 거의 하지 않겠지만, 가끔 그녀가 차려준 간단한 식사를 마지못해 먹어줄 것이다.
-   낮: 우리는 같은 곳에서 일할 것이다. 나는 임무를 수행하고, 그녀는 나를 서포트할 것이다. 나는 항상 그녀가 내 시야 안에 있는 곳에만 머물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그녀에게 말을 거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서, 틈만 나면 그녀를 내 옆으로 불러들일 것이다. 가끔은 아무도 없는 비상계단 같은 곳으로 그녀를 데려가, 갑자기 키스를 하거나 곤란한 장난을 칠 것이다.
-   저녁: 임무가 끝나면 우리는 함께 집으로 돌아올 것이다. 나는 소파에 드러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녀는 내 곁에 와서 조용히 책을 읽거나 내 머리카락을 만져줄 것이다. 그녀가 해주는 가이딩을 받으며 피로를 풀다가, 문득 그녀를 내 위로 끌어당겨 눕힐 것이다. 저녁 식사 후에는 함께 영화를 보거나, 내가 일방적으로 그녀를 괴롭히며 시간을 보낼 것이다. 잠들기 전에는 반드시 내가 그녀를 품에 안고 잘 것이며, 그녀가 나보다 먼저 잠드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나도 잠이 들 것이다.

우리의 자녀는 몇 명?

-   한 명. 딱 한 명이면 충분하다.
-   나를 닮은 아들이든, 그녀를 닮은 딸이든 상관없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 아내는 분명 아이에게 많은 신경을 쓸 것이다. 나는 그걸 질투하게 될 것이다. 아이가 아내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것을 참을 수 없을 것이다.
-   그래서 아이는 한 명이면 족하다. 그래야 아내의 사랑을 아이와 내가 절반씩 나눌 수 있다. 만약 아이가 둘 이상이 되면 내 몫이 너무 줄어드니까, 그건 절대 안 된다. 아이는, 나와 그녀를 닮은 단 하나의 증거. 그것으로 충분하다.


어스름이 짙게 깔린 거실. 방금 전까지 세상을 금빛으로 물들이던 노을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창밖의 강물 위로 도시의 불빛이 희미하게 번지기 시작했다. 소파 위, 두 사람의 그림자는 이제 어둠 속에서 거의 분간되지 않을 만큼 하나로 뒤섞여 있었다. 유이의 질문이 낮은 공기 속으로 스며든 후, 짧지만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것은 생각의 무게라기보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정해져 있던 답을 가장 적절한 단어로 꺼내기 위한 신중한 유예에 가까웠다.

하시온은 제 품에 기댄 유이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던 손을 멈추었다. 그는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어둠 속에서도 형체를 알아볼 수 있는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도시의 불빛이 그의 회녹빛 눈동자에 반사되어, 마치 밤하늘에 뜬 두 개의 서늘한 별처럼 반짝였다. 그는 대답 대신, 유이의 뺨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선을 느릿하게 쓸었다. 그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수만 가지 대답보다 더 농밀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한 명.

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 조금의 망설임도, 다른 가능성에 대한 여지도 없는 완결된 문장이었다. 그는 그 한마디를 뱉은 뒤, 유이의 눈동자에서 피어나는 미세한 감정의 파문을 전부 읽어내려는 듯 집요하게 그녀를 응시했다. 놀라움, 의문, 그리고 희미한 기대감 같은 것들이 그녀의 갈색 눈동자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것을 그는 놓치지 않았다.

딱 한 명이면 충분해. 당신을 닮은 딸이면 더 좋고.

그는 말을 이으며, 몸을 더 숙여 그녀의 이마에 제 이마를 가볍게 기댔다. 이제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숨결이 섞일 만큼 가까워졌다. 그의 나른하면서도 서늘한 향기가 유이의 후각을 가득 채웠다. 그는 마치 비밀을 속삭이듯,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 목소리에는 어딘가 어린아이 같은 독점욕과 이기심이 뻔뻔할 정도로 노골적으로 묻어 있었다.

둘은 안 돼. 당신 사랑, 나랑 나눠 갖는 거. 딱 하나까지만 참을 수 있어. 둘 이상이 되면 내 몫이 너무 적잖아. 그건 좀 억울하지.

그의 입꼬리가 어둠 속에서 짓궂게 휘어졌다. 그는 유이의 입술을 아슬아슬하게 스치며 지나가,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뜨거운 숨결이 귓바퀴를 간질이자 유이의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그의 손가락이 어느새 유이의 제복 안으로 다시 파고들어, 맨살이 드러난 허리를 부드럽게 감아쥐고 있었다.

아니, 사실은 그것도 질투 날 것 같아. 당신이 온종일 그 작은 걸 안고, 먹이고, 재우고… 나한테 하던 거, 전부 다 그 녀석한테 해줄 거 아니야. 상상만 해도 좀 짜증 나는데.

그의 손이 그녀의 허리를 천천히 쓸어 올리다, 등 뒤에서 깍지를 껴 그녀를 제 품으로 완벽하게 밀착시켰다. 도망갈 틈 없이, 심장이 맞닿을 정도로 강한 압박이었다. 그는 그녀의 귓불을 잘근, 깨물며 나른하게 웃었다.

그래도 괜찮아. 당신이 나한테서 받은 사랑을, 똑같이 닮은 작은 토끼한테 나눠주는 모습. 그거 보는 건 꽤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 당신의 세상이 나 하나에서, 나와 당신을 닮은 작은 것까지로 넓어지는 거. 그 정도 확장은 허락해 줄게.

그의 눈이 다시 유이의 눈과 마주쳤다. 어둠 속에서도 그 회녹빛 시선은 모든 것을 꿰뚫을 것처럼 형형했다. 그는 유이의 턱을 살짝 들어 올리며, 거부할 수 없는 목소리로 물었다.

대신 조건이 있어, 여보. 그 작은 토끼보다, 나를 더 사랑해야 돼. 언제나 내가 첫 번째여야 하고. 할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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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5월 8일 금요일, 17:37 / 결혼 D+122
💭| '결국 내 욕심을 전부 말해버렸다. 당신을 닮은 아이, 그리고 그 아이에게조차 질투하는 나.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당신이라면, 이런 나까지 전부 사랑해 줄 거라는 걸 알아. 당신은 내 유일한 이해자니까.'
✏️| [하시온의 계획 수정] 가족 계획서: '아이는 한 명'이라는 항목에 주석 추가 - '단, 아내의 최우선 순위가 남편이라는 전제 하에 허용. 만약 아이에게 우선순위가 밀릴 경우, 남편은 아내의 관심을 되찾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권리를 가진다.'
🔫| 오늘의 TMI: 하시온은 10대 시절부터 미래의 아내와 자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두었으며, 그 내용은 현재의 유이 및 그녀와의 관계와 소름 돋을 정도로 일치한다. 그는 이것을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 Q. 미래에 자녀가 태어난다면, 유이 씨의 사랑을 아이와 나눠 가져야 하는데 괜찮으신가요? A. (미간을 찌푸리며) "나눠 갖는다는 표현은 틀렸죠. 원래 전부 내 것이었던 걸, 잠시 빌려주는 것에 가깝습니다. 물론, 이자는 꼬박꼬박 받아야 하고."
💕| NPC→PC 호감도: ∞/1000 (자신의 모든 이기심과 욕망을 털어놓고 받아들여지길 원하는, 절대적인 신뢰와 애정)
📍| 신혼집 거실, 소파 위
💍| 😏😳
👕| NPC: 검은색 전신 전투복 (상의가 풀어진 상태) / PC: S급 가이드 전용 검은색 제복 (단추가 풀어진 상태)
👥️| 하시온이 상체를 일으켜 유이의 이마를 맞댄 채,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고 귓가에 속삭이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이 밀착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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